2020

200916 무대 문호와 알케미스트 - 잇는 자의 카논

케찹 2021. 3. 21. 18:03

무대 문호와 알케미스트-잇는 자의 카논- 문알 분게키3 200916 소와레 감상 네타 아주 많음

 

오늘도 정말 좋은 무대였다.

끝이 보이지 않던 길고 긴 길을 걸어서 나는 너를 만나러 왔고, 그 무대 위에서 네가 말해주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의 이야기에 괜히 눈물이 났어...

무대 감상 쓰기 전에 이것부터 쓰고갈래 분게키 정말 망토맛집이고 의상맛집이다 바깥에서 재봉선이 최대한 안 보이게 처리한 매끈하고 까리한 망토 코트 케이프 등등을 보고 있으면 감동에 가슴이 벅참... 님들 그거 암? 다자이 망토 밖에서 빛받으면 안감색이랑 합쳐서서 묘한 석양색이 됨ㅜㅜ

연기 전부 다 좋았는데 그 중에서도 쿠보히데 진짜... 와... 아니 사실 원래 잘하는 애들은 잘해도 그냥 음 오늘도 잘하는군 하잖아 근데 쿠보히데는 거의 무슨 칼을 갈고 나온것처럼 잘해서 눈을 의심했다 아니 제가 쿠보히데 무대를 많이 본 건 아닌데 얼초 분게키 2편때랑도 전혀달랐어...

대사처리, 호흡, 표정... 전부 다 좋았다. 다자이의 회상 속에서 자살할때의 표정은 정말 괴로운 표정인데, 관장과의 싸움에거 쓰러지고, 다자이한테 네가 나를 생각하는 한 나는 작품과 함께 네 속에 살아갈거라고 하고 죽을때는 후련하게 웃는 표정이라 너무너무 가슴아프고 너무 좋았어.

그리고 또 인상깊었던 게 사토삐. 하쿠슈 캐릭터가 정말 좋기도 했는데, 사쿠쨩이 죽고 난 뒤에 관장이랑 싸우면서 원한다면 이 세상에서 모든 문학을 없애보라고, 소설도 음악도 시도 단가도, 그리고 그 뒤에 이 세상에 무엇이 남는지 지켜보라고 처절하게 외치는 장면이 정말 좋았다...

문학을 말살하고자 하는 주체가 국가라는거, 그중에서도 군국주의와 전체주의를 전제로 하는 국가라는게 정말 인상깊었음. 지난번에도 썼지만 하쿠슈가 자기 작품이 프로파간다를 위해 사용됐다는 점을 끊임없이 비판한다는 점도 그렇고, '타국과의 전쟁을 위해' 사용됐다고 정확히 말하는 점도 그렇고

나에겐 문학 그 자체가, 살아간다는 그 자체이기 때문에.

다자이가 하쿠슈의, 프로파간다로 이용된 작품들에 대해 그럼 그건 문학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딱 잘라 말해준 것도 좋았다. 영혼이 없는 건 문학이 아니라고. 전체적으로 무대에서 문학에 대해 보여주는 애정과 존경이 너무너무 좋았다...

오늘 애드립 아쿠타가와가 여기 뭐가 있어서 담배 잘 못피우겠어ㅜㅜ 하는 씬에서 오늘은 보호대에 담배 부딪혀서 딱딱 소리 내면서 봐봐 뭐 있지?ㅜㅜ 이러니까 다자이가 센세의 피부가 도자기같아서 그런 소리 나는거 아니냐며 개드립ㅋㅋㅋ

애드립2 개그를 外す하는 장면 애드립 원래는 사쿠쨩이 하는건데 오늘은 미츠야가 아아~ 그거라면 사이가 특기니까!!! 봐주세여!! 하면서 분위기 잡아가지고 타이쨩이 하게됨ㅋㅋㅋㅋㅋㅋ 1,2 같은 분위기였으면 애드립 더 많았을 것 같은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많이 안 그랬어서 좀 아쉽ㅜㅜ

키타하라 일문 셋 밸런스가 너무 좋아서 이 조합 또 보고 싶은데 다시 셋이 나올수 있을까... 사이랑 사쿠쨩이 싸우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부분 참 좋았는데, 너무 짧게 지나가서 그게 아쉬웠다ㅜㅜ

엔터스테이지 인터뷰 읽는데 타이쨩이 히라노료에 대해 「俺、ここまでやるけど、君たちはどこまでやれるの?どんな芝居見せてくれるの?」 라는 느낌이라는거 진짜 너무 좋아서 토할것같다ㅜㅜ 내가 믿고 보는 배우 중 하나가 히라노료인데 이번에도 흔들림 없이 무대를 끌고 나가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사토삐가 히라노료 얘기 하면서 데뷔때부터 신세지고 있다고 하는거 너무너무 그리워서 죽을것같아ㅜㅜ

지난번 감상에서도 썼지만 이번에 정말정말 좋았던 부분이 어디냐면,다자이의 회상 부분에서 다자이와 하쿠슈가, 마이크 끈 상태로 문학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 길고 긴 길을 걸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관객들에게, '연극'이란 이런거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 생동감에 새삼 가슴이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