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0128 무대 악령

케찹 2021. 3. 20. 02:57

무대 악령 200128 마치네 감상

 

연기가 좋았는데... 더 좋아졌다...

24일은 늦게 구해서 간 거라 좀 뒤쪽이었고, 오늘은 1열이었단 말임. 그런데 이번엔 무대가 객석과의 사이에 단차가 거의 없는(반 뼘 정도?) 무대에, 1열은 거의 바닥에 앉는거랑 마찬가지인 낮은 의자여서 거리감이 거의 제로인거임... 대사도 연기도 바로 제로거리에서 전해져 와서 죽는 줄 알았다

마이크를 통하지 않은 목소리 듣는 거 정말 좋고, 그 목소리의 파장이 생생하게 내 몸을 뒤흔드는 느낌인 것도 정말 좋아...

키릴로프 개잘생김;;; 당황스럽네 그런 얼굴로 니콜라이에게 당신이 내 인생에 어떤 의미인지 알아달라 뭐 이런 대사를 하는데;;; 감사합니다

다들 너무 니콜라이를 사랑하는데 사실 나도 그렇다

분명히 과격주의 혁명을 비판하고 무신론과 허무주의를 비판하는 극이 맞는데... 그렇게 바라보기엔 이 극의 과격주의자도 무신론자도 허무주의자도 너무 매력적임... 개새끼들 맞거든 그건 나도 인정하는데... 그런데 매력적인걸...

악령의 교훈

밋쨩 사랑해ㅜㅜ

얘들아 나쁜남자는 언니가 거둘게 너희는 착한 남자 만나

아 의상 진짜 사랑합니다ㅜㅜ 헐렁한 흰셔츠에 슬림한 정장바지에 서스펜더라니 감사합니다 많이버세요ㅠㅠㅠㅠ 의상 진짜 좋았다 니콜라이랑 키릴로프가 좋았고 표토르도 산뜻하고 경박한 느낌이 정말 좋았음. 다샤 의상도 예뻤고...

조명을 굉장히 능숙하게 사용한다는 인상이었다. 무대가 촛불 하나로 밝혀져 있을 때에는 촛불로 밝혀진 느낌이 들게 정확하게 조명을 사용하고, 인물의 심리상태가 급격하게 불안정할 때는 그림자가 강하게 져서 두 명으로 보일 정도로 강한 조명을 무대 사이드에서 비추고,

조명이 아니라 인물들이 들고 있는 손전등을 조명처럼 사용하기도 하고. 화려한 조명이 아니어도 이렇게까지 인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함.

표토르에게 있어서 니콜라이는 어떤 존재였을까... 집회에서 니콜라이의 눈빛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표토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 질책하는 듯한 눈빛에 겁먹기도 하고 불안해 하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모든 연결고리를 잘라내고 떠난 것도 표토르뿐.